구독자님들 중에는 연휴를 마음껏 즐기지 못한 분도 계실 것 같아요. 미처 끝내지 못한 일이나 처리해야 할 일이 마음 한편에 남아 있어, 쉬면서도 어쩐지 마음이 편치 않았던 분들 손 들어보실까요? (저부터......) 일단 연휴부터 보내고 보자!’ 하고 외면했지만, 쉬는 게 쉬는 것 같지 않은 묘한 죄책감. 뭔지 아시죠?😅
저 역시 그런 마음으로 연휴를 보내다 이번 레터를 위해 『주홍글자』를 완독했는데요. 뜻밖에도 이 오래된 고전에서 완벽해 보이기 위해 감추는 마음과, 그것을 솔직히 마주하는 일에 대해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뜨끔하지만, 그래서 더 마음에 남았던 밑줄을 가져왔습니다.🧶
주홍 글자 I 너새니얼 호손ㅣ민음사
불륜상대에게 복수하기 위해 접근한 내 남편
17세기 엄격한 청교도 사회의 보스턴. 원치 않는 결혼을 한 헤스터 프린은 사생아 펄을 낳고, 간통을 뜻하는 주홍 글자 ‘A’를 가슴에 단 채 사람들 앞에서 처형대에 서는 벌을 받습니다. 모두의 비난 속에서도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는 끝내 밝히지 않죠.🙅♀️
한편 헤스터의 남편인 늙은 의사 로저 칠링워스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점점 쇠약해지는 젊은 목사 딤스데일을 의심하고, 복수를 위해 그의 곁으로 접근합니다. 과연 헤스터가 끝까지 숨긴 비밀은 어떻게 드러나게 될까요? 🤨
에디터 체호프에게도 추석이면 떠오르는 웃지 못할 기억이 있습니다. 초등학생 때 연휴 직전, 엄마가 사주신 줄넘기를 또 잃어버렸거든요. 혼날까 봐 며칠을 숨기다 결국 가족들 앞에서 울며 고백했습니다. 줄넘기 하나였지만, ‘또 실수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꽤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지금도 저는 비슷한 것 같습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실수를 감추고, 완벽해질 때까지 시작을 미루기도 하니까요. 『주홍글자』가 그리는 엄격한 청교도 사회의 위선 역시 어쩌면 티끌 없는 인간이어야 한다는 허구의 완벽함에서 시작됩니다. 결함이 없어야 한다는 믿음이 오히려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결함을 숨기게 만드는 것이죠.🙄
그 속에서 딤스데일은 죄를 숨긴 채 괴로워하지만, 헤스터는 주홍글자 A를 달고 자신의 결함과 함께 살아갑니다. 그리고 타인을 돕는 삶을 통해 ‘Adultery’를 뜻하던 A는 사람들에게 다른 의미로 읽히기 시작하죠. 어쩌면 앞으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건 티끌 없는 완벽함이 아니라, 불완전한 자신을 인정하고 솔직하게 마주하는 용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일단 시작하고 솔직해지세요! 실수했다면 또 어떻습니까, 내일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