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끝자락, 화제의 공포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옵세션>인데요. 요즘 꽤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작품이죠? 저도 지난 주말에 보고 왔는데요. 늘 무언가 1% 아쉬웠던 호러 영화들과 달리, 오랜만에 참 잘 만든 수작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영화 내내 긴장하고 있었는지, 끝나고 나오니 괜히 온몸이 뻐근할 정도였어요. 😅
사실 이야기 자체가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감정과 상황을 조금씩 비틀고, 끝까지 밀어붙여 전혀 다른 공포로 만들어내는 신인 감독들의 아이디어를 보고 있으면 묘한 짜릿함이 느껴져요. 익숙한 소재인데도 ‘이걸 이렇게까지 끌고 간다고?’ 싶은 순간이 찾아오니까요.🤯
그런데 이런 호러의 재미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 작가에게 도착하게 됩니다. 죽음과 광기, 죄책감과 집착. 인간의 가장 어두운 감정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오늘날 우리가 익숙하게 접하는 공포 이야기의 원형을 만들어낸 작가, 바로 에드거 앨런 포입니다.🐈⬛
배반하는 심장 I 에드거 앨런 포ㅣ민음사
어이 형씨 눈을 왜 이렇게 동그랗게 떠?🪓💀
이야기의 화자는 자신이 미치지 않았다고 끊임없이 주장하면서, 함께 사는 노인의 ‘독수리 같은 눈’이 견딜 수 없다는 이유로 살인을 계획합니다. 그는 여러 날 밤마다 노인의 방에 몰래 들어가 기회를 엿보다가 결국 노인을 살해하고, 시신을 토막 내 마룻바닥 아래에 숨깁니다.
완벽하게 범죄를 감췄다고 생각하던 순간 경찰이 찾아옵니다. 처음에는 태연하게 경찰과 대화를 나누던 화자는 점차 어디선가 들려오는 심장 뛰는 소리에 사로잡힙니다.😨
그 소리가 점점 커진다고 느끼며 경찰도 자신의 범행을 알고 일부러 모른 척한다고 생각한 그는 결국... 소설 속에서 확인해보세요!
감정이 극단으로 치닫는 장면을 볼 때, 무서워서 눈을 가리면서도 짜릿함을 느끼는 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 취향이 이상한 건지, 집에 와서도 무서웠던 그 순간이 생각나 계속 찾아보게 되는데요. 혹시 호러 팬이라면…… 공감하시겠죠?👻
지금의 영화와 소설에서 너무나 익숙해진 ‘미쳐가는 화자’, ‘설명할 수 없는 불안’, ‘죽음에 대한 강박’ 같은 장치들의 틀을 19세기의 작가가 이미 만들어냈다고 생각하니, 그의 천재성에 감탄이 나온달까요.👏
이번 레터의 작품을 더 즐기기 위해 제가 추천드리고 싶은 영상이 있는데요. 바로 「배반하는 심장」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이랍니다.짧은 이야기 속에서 점점 조여 오는 불안과 광기, 그리고 주인공의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을 영상으로 보고 나면, 에드거 앨런 포가 왜 지금까지도 ‘공포의 원형’을 만든 작가로 이야기되는지 조금 더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