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님, 금요일의 에디터 카프카입니다. 드디어 여름휴가🏖️의 철이 왔습니다-! 휴가를 보낼 준비는 잘 하고 계셨나요?
비와 함께 더위가 한풀 꺾이나 했더니 열대야가 시작되었어요. 더위에 지친 김에 저도 짧은 여행을 준비하고 있답니다. 사실 바다와 가까이 자라서 그런지 해가 뜨거워 속까지 답답해지는 날이면 시원한 물가에서 수영을 하고 싶어지거든요. 그래서 어디로 갈지를 고민하다 몇 년 전 여름에 지중해의 섬에서 보냈던 여름 휴가의 기억이 떠올랐어요. 아주 뜨거운 태양 아래, 독 있는 해파리에 쏘이고도 후회가 없을 만큼 즐기고 왔던 기억에 행선지를 동해로 결정했답니다.
휴가를 앞두고 님께 여름과바다, 미에 대한 표현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고전, 토마스 만의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속 문장을 소개해 드리고 싶어져서 노트북 앞에 앉았답니다.
베네치아에서의 죽음‧토니오 크뢰거ㅣ토마스 만ㅣ휴머니스트
여름 휴가에서는 더위와 사랑을 조심하자
휴양을 위해 여름의 베네치아를 찾은 노작가 아셴바흐, 베네치아의 아름답고도 평화로운 풍경 속 평생의 욕망이자 예술가로서 추구하는 ‘아름다움’ 그 자체인 소년에게 매료되어버리는데! 역병의 마수가 뻗어오는 베네치아에서 그의 시선을 따라가보자.
객관적으로 보면 좀 크리피한데 묘사가 너무 아름다워서 읽다 보면… 좀… 위험합니다..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은 루치노 비스콘티가 연출한 동명의 영화도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p.s. 해당 영화를 처음 봤을 당시 에디터 카프카의 콘텐츠 일기📔: (타치오 등장 씬) 뭘 그리 호들갑을 떠나 했는데, 얼굴을 보자마자 귓가에 ✨상투스✨가 울려 퍼졌다.
아셴바흐가 사랑한 바다의 문장, 어떠셨어요? "무無도 완벽함의 한 형식이 아니냐"는 구절에서 저는 이 말이 꼭 여름 바다를 보고 있을 때의 제 마음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그 앞에 있는 것만으로 바쁜 도시에서 지내며 가득가득 쌓아두기만 했던 마음을 비워 보내는 순간 같아서요.🌊
그런데 베네치아는 아셴바흐에게 휴식 이상의 것을 줬어요. 평온을 찾아 떠났던 사람이, 정작 그곳에서 인생 가장 격렬한 감정과 맞닥뜨리게 된 거죠. 이성으로 완벽하게 다스려온 삶이 아름다움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흔들리는 과정, 저는 그게 이 소설이 가진 진짜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아름다움은 원래 좀 폭력적인 데가 있잖아요. 마음을 준비할 새도 없이 훅 들어와서, 이전으로 못 돌아가게 만드니까요.
해파리 독으로 왼쪽 어깨에 작열하는 통증을 겪으면서도 몇 번이고 지중해의 바닷가로 향하던 제 치기 어린 지난 휴가처럼요. 어쩌면 여름의 더위가 더불어졌기에 더 이성을 흐트러트렸을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저도, 아셴바흐도 그때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거라는 거에요.
이번 여름, 님도 그런 순간을 만나셨으면 합니다. 계획에도 없이 마음을 확 붙잡아버리는 풍경, 도무지 이성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감정을요.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은 어쩌면 그런 통제 불가능한 순간들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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