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깊이 슬플 때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고 말합니다. 저는 이게 단순한 비유적 표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음 깊이 슬퍼지면 가슴 한 가운데가 묵직하게 아픈 그 감각이요.
“널 보면 심장이 아파” 같은 촌스러운 로맨스 대사처럼 들릴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슬픔은 때때로 감정에만 머물지 않고 살아 있는 몸을 통해 통증으로 전달되지 않나요? 그래서 베르터가 겪는 것은 ‘슬픔’이라기보다, ‘고통’에 가까워 보입니다.
표면적으로 이 소설은 첫눈에 반한 로테와 이어지지 못한 한 남자의 짝사랑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제가 읽은 베르터는 사랑을 넘어 자신의 내면을 온전히 이해해 줄 사람을 간절히 바랐고, 그리고 마침내 로테에게서 그 사람을 발견했다고 믿었던 거 같아요. (그게 사랑인 걸까요?)
그러나 자신은 모든 것을 줄 수 있음에도, 혹은 이미 모든 것을 주었다고 생각함에도 로테의 마음은 자신에게 오지 않습니다. 그는 이때 타인의 마음을 자신의 열망만으로 바꿀 수 없다는 사실과 마주합니다. 내가 아무리 뜨거워도 상대의 마음에 같은 온기가 없다면, 우리는 끝내 같은 곳에 도착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베르터의 비극은 로테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는 데에만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안의 빈 곳을 오직 로테만이 채워줄 수 있다고 믿었다는 데에 있죠. 그는 타인과의 연결을 삶의 한 부분이 아니라, 자신이 살아갈 수 있게 해줄 유일함으로 생각했고, 결국 그는 결핍을 스스로 감당하는 방법을 발견하지 못한 채 파국으로 향합니다.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은 마음이 나약함은 아닙니다. 인간은 누구나 결핍을 가지고 있고, 때로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기대며 살아가니까요. 다만 내 안의 공허를 채울 책임까지 전부 상대에게 맡겨서는 안 되겠지요. 나를 완성해 달라고 요구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멀어지는 순간 나의 삶까지 함께 무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고 난 뒤, 이 작품을 마음속으로 이렇게 다시 불러보고 싶어졌습니다. 『젊은 베르터의 고통』 사랑을 얻지 못해서가 아니라, 누군가와 연결되지 않고서는 자신의 공허를 견딜 수 없었던 한 사람의 고통이라고요.
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리는 어떻게 함께 채워나가고, 연결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