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님, 금요일마다 돌아오는 에디터 카프카입니다. 지난주는 정말 사람이 살 온도가 아니었습니다. 밖에 나서는 매순간 제가 하우스에서 재배 당하는 통 속의 뇌..아니 망고🥭가 되어버린 줄 알았어요. 그나마 주말부터는 한 풀 꺾인 더위에 조금 살만한 것 같다는 착각을 하고 있답니다.
사실 저는 여름을 정말 괴로워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에요. 더위에 약하기도 하지만, 후각이 꽤 예민하거든요. 그 탓에 저 자신도 누군가 정말 가까이 붙지 않는 이상 악취도 향기도, 타인이 느낄 수 없길 바라며 세탁과 청결 관리에 사활을 걸고 있어요.🫧
그렇기에 서울을 가로지르는 지하철, 땀 흘리는 사람들 사이에 끼는 순간마다 생화학🧪폭력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한번씩 좋은 향기, 혹은 무향의 승객이 근처에 타시면, 필사적으로 그 근처로 향하려 노력합니다. (변태가 아닙니다!!!🙅🏻♀️)
이런 저보다 몇 십, 아니 몇 백 배는 뛰어난 후각을 가지고, 향기를 갈망하는 미친(Negative) 주인공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사람 냄새’에 대한 레터로 님께 소개하고 싶었어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책,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입니다.💐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ㅣ파트리크 쥐스킨트ㅣ열린책들
여름 2호선 타면 어떻게 될지 궁금한 주인공 1위😈
악취 속에서 태어난 무취의 아이, 그르누이. 첫 울음으로 자신을 버린 어미를 사형장으로 보내고 고달픈 어린 시절을 보낸다. 자신의 향이 없는 대신, 남들보다 뛰어난 후각을 타고난 그르누이는 향기에 집착하게 된다. 어느 날 강렬한 끌림을 불러일으키는 소녀의 향기를 '갖고자' 그 뒤를 쫓게 되는데.. 과연 그르누이는 스스로를 만족시킬 향기를 찾을 수 있을지, 그리고 그의 행보에는 어떤 희생이 뒤따를지… 공감할 수 없는 미친 ㄴ.. 아니 주인공을 따라가는 놀라움과 스릴! 책에서 확인해 보세요😘
저는『향수』를 읽을 때마다 쥐스킨트가 정말 징글맞을 정도로 묘사를 잘하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향료와 냄새에 대한 변태적인 수준의 세심한 묘사... 절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오물의 냄새부터 괜히 코를 킁킁거리게 되는 장미 꽃봉오리🌹의 은은한 향기, 실크와 우유비스킷의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향 등등... 세밀한 뉘앙스 하나하나를 문장에 담아내 표현하는 언어의 마술사 같아요.🧙🏻♀️
정작 자신의 이야기 속에서는 정확히 반대라고 말하는 부분이 참 웃겨요. 제가 위에서 인용해 온 영문장의 구절처럼 후각의 세계, 즉 감각의 단계는 언어로 다 담아낼 수 없다는 겁니다. 이렇게나 글로 향기를 잘 표현해 두고 아니라고 부정하다니? 기만이다!👎🏻
저도 묘사나 표현을 나쁘지 않은 수준으로 할 수 있지만, 맛이나 향기 등.. 감각을 표현하는 건 아무리 해도 완벽하지 않다고 느껴요. 그렇기 때문에 제게 없는 필력과 표현력을 가진 작가에게 감탄을 표현하고, 찾아 읽는 팬이 되어버린 거겠죠?
쥐스킨트의 다른 책들도 너무 좋지만, 저는 입문작으로는 향수나 좀머 씨 이야기를 추천드리고 싶어요. 특히 향수는 영화로도 너무 훌륭하게 구현되어 있는 이야기라 영화를 먼저 보든, 책을 먼저 읽든 인생에 후회가 없으실 거라 생각해요. 주인공 그르누이가 결국 추구하는 '향기'를 위해 어디까지 가게 될지는— 직접 읽고 확인하면 전율⚡이 흐를 거예요!
사람냄새에 지치는 여름,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라는 말처럼 같이 향수를 읽고 지하철에서 냄새를 분석(?)하며 그르누이에 빙의해 보시는 거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