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밑줄 레터는 조금 특별한 작품들로 여러분을 만나보려고 하는데요. 바로 지난주 8월 15일 광복절을 기념해, 한국 근현대문학으로만 구성해 보려고 합니다. 🇰🇷
다들 학교 국어 시간 이후로 한국 고전문학을 얼마나 읽어 보셨나요? K-입시의 폐해로 문학이 시험 공부처럼 느껴져, 수능이 끝난 뒤에는 자연스레 멀어지기도 하죠. 💯😒
하지만 한국 근현대문학에는 수많은 강압과 이별을 겪어야 했던 시대였기에 나올 수 있었던 깊은 정서가 담겨 있습니다. 그만큼 지금 읽어도 마음을 건드리는 명작이 많아, 단순히 ‘공부할 작품’으로만 남겨 두기엔 아깝다구요...! 📚
한국 고전 시리즈의 첫 번째 레터를 맡게 되어 어떤 재미있는 밑줄을 소개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요. 그래서 학교 수업 시간에는 접해 보지 못했을 한국 최초의 근대 여성 소설가, 김명순 작가의 작품을 들고 왔습니다.
(*휴일로 착각한 바보 에디터의 지각 이슈..... 사과 드립니다🥲)
의심의 소녀ㅣ김명순ㅣ9의 예술
마을에 온 소녀의 비밀, 그녀의 충격적인 과거
평양 근처 작은 마을에 나타난 수줍은 소녀 ‘범네’. 뛰어난 미모와 마을 청년들의 관심을 받고, 또래 소녀들도 앞다퉈 친구가 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외할아버지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 하는 범네를 이상하리만큼 집 안에 숨기고, 어머니인 줄 알았던 여인마저 사실은 유모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는데요. 대체 범네에게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걸까요?🧐
『의심의 소녀』는 김명순 작가의 데뷔작으로 18세에 등단한 작품인데요. 작품은 특히 가부장적 제도 속에서 억압받는 여성의 삶을 비극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10분이면 읽을 수 있는 아주 짧은 단편이지만, 소설 속 여백을 당시 시대상과 연관 지어 상상해 보는 재미가 있답니다.
특실이는 황 진사가 자리를 비운 틈에 범네가 처음으로 마음을 나눈 또래 친구입니다.👭 다시 놀러 오라며 반가워하던 두 소녀는 곧 서로를 다시 보지 못할 듯한 이별을 맞죠.
님은 밑줄을 읽고 어떤 분위기가 느껴지셨나요? 일제강점기라는 가혹한 시대와 당시 억압받던 여성들의 현실을 생각하면, 짧은 “잘 있어”라는 말에도 서로의 앞날을 걱정하고 안부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어 더욱 서글프게 느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
저는 둘을 보며 영화 <아가씨>의 히데코와 숙희가 떠오르기도 했어요. 범네와 특실이가 훗날 다시 만나 서로의 삶을 구해 주는 이야기가 이어졌다면 어땠을까요? 짧게 끝난 소설이라서인지, 책장을 덮은 뒤에도 두 소녀의 이후를 자꾸 상상하게 됩니다. 👀
님도 『의심의 소녀』를 읽고, 소설이 남겨 둔 여백 너머의 이야기를 한 번 상상해 보셔도 재미있을 거예요.